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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태 - 산에 들에시(詩)/김선태 2014. 11. 22. 13:56
산에서 난 사람들은 산을 품고, 들에서 난 사람들은 들을 품는 것인가.
산에서 산 사람들은 산에 묻히고, 들에서 산 사람들은 들에 묻히는 것인가.
그렇게들 산에 들에 온전히 깃들고 싶은 것인가.
그리하여 이 연두색 눈부신 봄날,
산으로 간 사람들은 산이 되어, 들로 간 사람들은 들이 되어 되돌아오는 것인가.
그렇게들 영원히 산과 들로 살고 싶은 것인가.
아, 지상의 모든 것들은 죽어서도 못 잊히는 풍경을 그리워하는 것인가.
그래서 오늘 저 산과 들의 바람까지도 산, 들, 산, 들 나직이 호명하며 부는 것인가.
진정 그러는 것인가.
(그림 : 강정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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