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문규 - 날망집 감나무시(詩)/양문규 2014. 8. 26. 16:41
날망집에는 늙은 감나무 한 그루 있다
새들이 내려앉을
삭은 나뭇가지 하나 달고 있지 않는,
하늘과 땅 사이
오직 마른 외마디 기둥으로 서 있다
아침이면 새들이 우짖는
탱자나무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텃밭을 일구다가
저녁이면 어둔 그림자만 이끌고
집으로 들어서는 노인
어느새 그 나무 내 속에 들어와 있는가
탱자나무 울타리 떼 지어 사는 새들
날망집 감나무 비껴
또 다른 허공으로 날아간다
(그림 : 백중기 화백)
'시(詩) > 양문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문규 - 식량주의자 (0) 2016.01.12 양문규 - 봄이 왔다고 (0) 2015.03.19 양문규 - 내 몸 속에 너를 키운다 (0) 2014.07.18 양문규 - 아버지의 감나무 (0) 2014.07.18 양문규 - 늙은 식사 (0) 2014.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