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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규 - 내 몸 속에 너를 키운다시(詩)/양문규 2014. 7. 18. 00:05
내 몸 속에 너를 키운다
겨울부터 여름까지
살을 저미는 적막 속에 너를 가두고
굴참나무 숲 바람 소리에 몸을 기댄다
간간이 뒤울안에서 우는 굴뚝새 울음처럼
나는 어둠을 타고 흐른다
언제나 하늘은 산 마을 그림자를 껴안고
인기척 없이 또 한 슬픔을 거둔다
그대 가파른 절벽을 때리는 소리
잎새의 작은 떨림도 재우지 못하고
살과 뼛속 젖은 살로 스민다
내 몸 속 가시만 돋는다
인적 드문, 변방에 집 틀고 외로이 진다
침묵보다 더 시린 별 하나
내 몸 안에 가두고
어둠 밑으로 뿌리를 뻗는다
그리움 저편, 애태우며 토해내지 못하는
바위 속 뜨거운 눈시울
내 몸 속에 너를 파묻고
내 몸 속에 너를 키운다(그림 : 김태권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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