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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규 - 늙은 식사시(詩)/양문규 2014. 4. 28. 17:44
숭숭 구멍 뚫린 외양간에서늙은 소 한 마리 여물을 먹는다
인적 드문 마을의 슬픈 전설
허물어진 담장 위에서
캄캄한 어둠 속으로 흘러내린다한낮의 논배미 출렁이는 산그림자를
되새김질하듯 물 한 대접 없이
우직우직 여물을 먹는다어두워지는 때 무엇을 먹는다는 것은
그리움을 찾아 나선다는 것
따순 햇살 흠뻑 먹은 들녘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가고 싶은,
우리 아버지 뜨뜻한 아랫목에서벌겋게 밥 비벼 먹는다
(그림 : 강연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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