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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이 부은 얼굴로 돌아누워
등허리를 긁는 날
밤은 낮처럼 밝지 않아서 좋다
별들이 무더기로 쏟아지는 밤마다 갯가에는
외로운 불빛들이 일찍 잠들 줄 알고
바람은 까무러칠 줄도 알아
간혹가다 목선도 그저 끄덕거릴 요량으로
궁색한 몸을 움츠리는 것이 보인다
부스스 몸을 털고
갯벌에 올라서는 사람들
서넛씩 둘씩 이 저녁
모닥불에 그리움을 묻었는가
언 손을 펴며 접으며
삭아가는 불을 쬐고 있다
(그림 : 이황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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