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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 - 묵정밭머리에서시(詩)/정양 2014. 7. 7. 10:15
성묘 다녀오는 길
묵정밭에 가을 햇살이 고여 있다
밭 둔덕을 비집고 주저앉아서
낯익은 풀들을 뽑아본다
쑥이나 토끼풀 말고도 이름 모를
그러나 더 낯익은 풀들
이름도 필요없는
아주아주 낯익은 풀들
이것들이 한평생 지긋지긋하게
나를 따라다니는 것을
아무리 뽑아보아도
끝끝내 다 못 뽑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잊어버린 얼굴들까지
해 지는 줄 모르고 돋아난다(그림 : 정인성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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