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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 - 진달래 캐러왔다가시(詩)/정양 2014. 7. 7. 10:16
뜰에 옮기려고
진달래 캐러 왔다가
진달래꽃 흐드러진 산자락
삽자루 기대어
넋 놓고 꽃구경만 한다
마음 다 비운 듯이
아무리 바라보아도
아무래도 꽃들이 심상치 않다
화장기도 화냥기도 없이
그냥 바람난
바람난 게 무언지도 모르고
그냥 바람난
아슬아슬한 여자애들만 같다
누가 진실로 마음 비우고
하염없이 바라본다면
그 곁에 다가와 비로소
맘놓고 곱게 필 진달래꽃
꽂았던 삽 뽑아들고
돌아보지도 말고 그냥 돌아갈거나
그냥 돌아가고픈 속을
훤히 알고 있는지
어디 한번 일 저질러보라고
깔깔거리는 산자락마다흐드러지는 진달래꽃
(그림 : 김설화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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