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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초 - 저무는 냇가에서시(詩)/이병초 2014. 7. 5. 17:52
냇물 속 자잘허게 깔린 돌들 우그로
불거지 버들치 돌붕어새끼덜이 쏘댕겼더니라
잔챙이덜이 떼 지어 물살 거스르다 휘까닥
몸 뒤집는 희디흰 뱃살이 눈알을 찔러왔더니라
폐병쟁이 서방 그예 보내불고
내 한입이나 덜것자고 재취가든 날
조용헌 참말로 조용헌 저그 보 발치께로
부챗살 겉은 물살이 살살이 번져
치매끈 풀어 살살이 흩어져불고 싶었더니라
시방 거그서 멋 허냐
그라녀도 갈 것은 가고 남을 것은 남는 벱이다
말 재촉 혀쌓는 소개쟁이 따라 해 따라 달 따라 와서
방구석에 오글오글 너그덜 낳고 너그덜 아부지도 그예 보내불고
미중알 빠지는 논밭일로 생강 장시로 늙었더니라
저 저물녘 물살맨치로 흐물흐물
내 눈시울도 시어졌더니라
불거지(명사) : 산란기에 붉은 혼인색을 띤 피라미의 수컷 사투리
(그림 : 정수연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