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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 갈아놓은 게 남았다길래
머윗대 껍질을 벗긴다
물을 잘박하게 잡으면 목에 시원할 것이다
잠 달아난 굴뚝새들이 목이슬을 터는지
햇살이 탱자가시에 긁혀 잘게 부서지는지
울타리 안팎이 소란스럽다
누가 죽었다는 기별이라도 오려는가,
할매는 합죽한 입을 오물거리며
말 안 타는 몸띵이 퍼런 감자알들을 놋달챙이로 득득 긁는다
달챙이(명사) : 모지랑숟가락(끝이 다 닳아서 무디어진 숟가락)의 충청도 말
(그림 : 신재흥 화백)
들깨 갈아놓은 게 남았다길래
머윗대 껍질을 벗긴다
물을 잘박하게 잡으면 목에 시원할 것이다
잠 달아난 굴뚝새들이 목이슬을 터는지
햇살이 탱자가시에 긁혀 잘게 부서지는지
울타리 안팎이 소란스럽다
누가 죽었다는 기별이라도 오려는가,
할매는 합죽한 입을 오물거리며
말 안 타는 몸띵이 퍼런 감자알들을 놋달챙이로 득득 긁는다
달챙이(명사) : 모지랑숟가락(끝이 다 닳아서 무디어진 숟가락)의 충청도 말
(그림 : 신재흥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