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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어만 놓으면 먹을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다
지푸라기 개똥 생선토막들 흐질부질한 속에
가뭄 속에 잔 삭달가지같이 마늘들이 말라비틀어졌다
깨까시 갈아엎자고 닭똥거름 새칠로 내어
깽이질허자고 엉떡 왕돌로 묻어두었던
실장갑을 꺼내려드는 후텁지근한 바람
큰돈은 만져보도 못 허고
끝전에 매달려 뒨전거렸던 청춘의 뒷자리,
눈매도 매운맛도 깊어지긴 글러버린 마늘들이
눈꼴신 것들 못 이겨먹은 내게
책임을 묻느라 빼빼말라 타죽는다
(그림 : 김대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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