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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랑둘배미 위 야트막한 산
아재가 생기다 만 눈썹 꿈틀대며 삐비 뽑아주던 데
햇살이 솔가지들 새로 뼘재기 하던 데
식은 풀떼죽에도 땀을 질질 흘리는,
야매로 똥꼬 수술하고 새살 안 차는,
왼종일 쌔빠지고 고봉밥 천신도 못 하는,
때리면 맞고 피나면 닦고 띵띵 부어오른 데 소주 부어 달래는,
왜무 막 뽑아놓은 것 같은 고년 종아리에 허천들려
용갯물을 한 말은 쏟았을 거라는,
흙째 묻힐란다고 몸띵이 아무데나 뼉다구 튀어나온,
어성초 오갈피 똥물에 이골난,
손톱이 때 낀 발톱 같은 아재가 부글부글 통개를 삶았던 데
소나무 그늘도 솥 걸었던 자리도 없어지고
삐비가 허옇게들 쇠었다
(그림 : 김지환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