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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초 - 명당明堂시(詩)/이병초 2014. 7. 5. 10:40
꼭 한 자리가 있다는디
황방산으는 멩당이 읎다고, 눙깔 빼기 하자고
설사 멩당이 있다손 치드래도
죽은 뼉다구가 무슨 심이 있어서
후손들헌티 복을 주것냐고 개좆 물디끼 넘들이사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어 쌓지만
고것들도 속은 탱탱 불었을 것잉만
잘 쓴 묘는 뼉다구도 읎고 물만 찰랑찰랑 혀서
자손만대가 떵떵거린다는디
묫바람 잘못 불먼 집안이 절구난다는디
황방산 보지바우 밑 오목헌디라등가
움푹 꺼진디끼 도톰헌 디라등가
꼭 한 자리 있다는 거그예
지 멩줄 재촉혀서라도 들어가고 자퍼서
꿍꿍이깨나 생담배마냥 타들 것잉만
누런 삽살개가 달을 보고 짖는 밤이먼
그림자 지는 허고 많은 산자락 중에
삽살개 주딩이 겉은 산 그림자 하나가
달을 꽉 깨물디끼 시늉허는 거그
거그가 바로 풍수책에도 적혀 있다는 황방폐월(黃尨吠月)
거그가 바로 물만 찰랑찰랑헐 만고 멩당이라는디
끄니끄니 새소리 바람소리 살갑고
달빛도 별빛도 밤마다 맨살을 떨어쌓는
보지바우 밑에 똑 보지겉이 백힌 자리라는디
(그림 : 김종수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