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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희 - 항구양장점시(詩)/권선희 2014. 2. 21. 22:13
까꾸 엄마 새댁적엔
꿈마다 다녀가는 양장점 있었다네
까꾸 들쳐업고 말통술 배달 가는 길
슬며시 넘겨보던 항구 양장점
쵸크 하얗게 그어 질 때마다
미싱 소리에 부풀던 삐딱구두 빨간 꿈이
유리 문 밖에서 피고 지곤 했다네
까꾸는 곤한 잠속에서 손가락 빨고
짐자전거에 묶인 술통은
출렁출렁 보채었다네
파도가 까꾸를 키웠다네
항구 양장점 문턱은 앍아 가고
해마다 과부꽃은 피고 또 졌다네
물방울무늬 원피스에 빨간 구두도
피고 또 졌다네
항구에 양장점이 사라진 후에도
까꾸 엄마 꿈 속엔
시침질하지 못한 꿈
연신 드나들곤 했다네
(그림 : 신종식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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