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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희 - 마지막 말씀시(詩)/권선희 2014. 2. 21. 22:09
고랫배 손놓은 지 스무해다
놓고 싶아 놓았겠나
놓으라니 놓았재
우리사 심이 있나
천치들 맨키로 하라믄 하고 말라믄 마는 기재
저 시커무리한 바다 디비며
고래만 좇아 댕기던 놈이
맨땅에서 무신 할일로 있겠노
마 밥만 묵고 똥만 싸는 기재
고래 지는 또 을매나 심심캤노
쫓아오고 달라빼고 그기 사는 맛 아니겠나
와 새램도 글찮나
지지고 뽁고 아옹다옹 살아야 맛이 나재.
고래도 비스무리한 기 버글버글 하믄
재미 탱가리가 있겠나 말이다
죽자 살자 도망또 치고
니 주고 내 살자꼬 쌈질도 하고 그래야재
내 나이 하마 여든 우에 넷이나 더 얹었다
죽기 전에 다부 고랫배 띄울 날 있겠나
문디 지랄맞은 법이라카는 기
사램 맘 고래 맘을 알기나 아나
(그림 : 김규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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