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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 어떤 품앗이시(詩)/박성우 2014. 1. 6. 13:42
구복리양반 돌아가셨다 그만 울어, 두말없이
한천댁과 청동댁이 구복리댁 집으로 가서 몇날 며칠 자줬다
구년 뒤, 한천양반 돌아가셨다 그만 울어, 두말없이
구복리댁과 청동댁이 한천댁 집으로 가서 몇날 며칠 자줬다
다시 십일년 뒤, 청동양반 돌아가셨다 그만 울어, 두말없이
구복리댁과 한천댁이 청동댁 집으로 가서 몇날 며칠 자줬다
연속극 켜놓고 간간이 얘기하다 자는 게 전부라고들 했다
자식새끼들 후다닥 왔다 후다닥 가는 명절 뒤 밤에도
이 별스런 품앗이는 소쩍새 울음처럼 이어지곤 하는데,
구복리댁은 울 큰어매고
청동댁은 내 친구 수열이 어매고
한천댁은 울 어매다
(그림 : 하삼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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