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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 자두나무 정류장시(詩)/박성우 2014. 1. 6. 13:45
외딴 강마을
자두나무 정류장에
비가 와서 내린다
눈이 와서 내린다
달이 와서 내린다
별이 와서 내린다
나는 자주자주
자두나무 정류장에 간다
비가 와도 가고
눈이 와도 가고
달이 와도 가고
별이 와도 간다
덜커덩덜커덩 왔는데
두근두근 바짝 왔는데
암도 없으면 서운하니까
비가 오면 비마중
눈이 오면 눈마중
달이 오면 달마중
별이 오면 별마중 간다
온다는 기별도 없이
비가 와서 후다닥 내린다
눈이 와서 휘이잉 내린다
달이 와서 찰바당찰바당 내린다
뭇별이 우르르 몰려와서 와르르 내린다
북적북적한 자두나무 정류장에는
왕왕, 장에 갔던 할매도
허청허청 섞여 내린다
(그림 : 노숙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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