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혁 - 여수에서시(詩)/시(詩) 2023. 3. 23. 11:47
당신을 당겨서 만든 감정이 아득할 때
당신이 아직이 아니고 다음이 아닐 때
나는 여수에 간다
여수에 가면 동백은 하나의 단위가 된다
"두 동백 정도는 보고 가야지
오동도 바람은 꼭 세 동백 같아"
사람들은 빨갛게 말한다
당신을 혼자 두고 와
어제는 여섯 동백을 걸었다
갓김치의 알싸한 맛에 당신의 슬픔을 베고
한 다섯 동백 잤으면
당신의 뒤를 바다에 새기며 향일암 일출을 기다린다
동백 동댁 모여드는 눈동자들은
붉어서 좋다
오늘 아침에는 너무나 생생한 붉음의 윤곽 안에서
일곱 동백 울었다
(그림 : 한부철 화백)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송호진 - 청국장 (0) 2023.03.25 유하 - 나무의 목소리를 듣는다 (0) 2023.03.25 김양기 - 명자 (0) 2023.03.17 장옥관 - 메밀냉면 (0) 2023.03.17 강영환 - 함께 가는 봄 (0) 2023.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