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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환 - 함께 가는 봄시(詩)/시(詩) 2023. 3. 15. 10:30
멀리 가는 시외버스 뒷자석에 낯선 사람끼리 나란히 앉아
서로 머리 기대고 잠에 들었다
얼마나 무겁고 먼 꿈에 빠졌을까
그들 사이 오가는 호흡과 맥박이 일치되어 어깨가 함께 오르내렸다
둘은 그런 줄 까맣게 몰랐다
몇 십리나 멀리 갔어도 서로를 알 수 없었다
편안한 얼굴로 버스 속도만큼 질주해가는 낯선 두 사람의 잠깊은 동행
먼 행로에 함께 가는 봄이 진달래 짙은 색으로 졸았다
(그림 : 고재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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