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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림 - 가을 편지시(詩)/시(詩) 2022. 10. 8. 17:40
그대가 한길에 서 있는 것은 그곳으로 가을이 한꺼번에 떠들썩하게 빠져나가고 있다고
나에게 말해 주고 있는 셈입니다
그대가 역두(驛頭)에 서 있다든지 빌딩 아래로 간다든지 우체국으로 가는 것도 수사가다르긴 하되 유사한 뜻이 되겠습니다
날마다 세상에는 이런저런 일들이 일어나고
바람과 햇빛이 반복해서 지나가고
보이지 않게 시간들이 무량으로 흘러갑니다
그대는 시간 위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대에게 나는 지금 결정의 편지를 써야 합니다
결정의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시간 위에 떠 있는 우리는 도무지 시간의 내용을 알 수 없으니 결정의 내용 또한 알 수없는 일이겠습니다
(그림 : 김기홍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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