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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엔
잠이 오지 않았네
이 밤에 내가 네게
할 이야기는
행복하고도 슬펐던
긴 이야기.
목련꽃 가지에
창호지 초롱에
불을 켜 달아놓고
새벽이 올 때까지
편지를 쓴다.
내 마음 언덕에
봄풀이 솟아나고
4월 바람은 꽃구름을
벽에 걸린 거울 앞까지
곱게 밀어올렸다.
봄을 기다리던
겨울나무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밤 바다의 물결은
아직도 멎지 않고
나의 길고도 짧은 사연은
끝이 없었다.(그림 : 이수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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