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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수역 북부버스정류장 가로수의 등이 반질반질하다
사람들이 등을 기대고 서서 무언가 기다렸다는 말이다
어느 날 내가 그러고 있었듯이
몇몇은 등을 기대고 서서 떠나가는 버스를 배웅했을 것이다
더러는 담배를 물고 더러는 구두코나 내려다보고 있었을 것이다
만에 하나 반질반질한 것이 등이 아니고 품이라면
가끔은 가로수도 누군가 기대었다 떠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가슴을 치거나 움켜쥔 적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림 : 최성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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