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김경미 - 엽서, 엽서
    시(詩)/김경미 2020. 9. 15. 18:18

     

    단 두 번쯤이었던가, 그것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였지요

    그것도 그저 밥을 먹었을 뿐

    그것도 벌써 일년 혹은 이년 전일까요?

    내 이름이나 알까, 그게 다였으니 모르는 사람이나 진배없지요

    그러나 가끔 쓸쓸해서 아무도 없는 때

    왠지 저절로 꺼내지곤 하죠.

    가령 이런 이국 하늘 밑에서 좋은 그림엽서를 보았을 때

    우표만큼의 관심도 내게 없을 사람을

    이렇게 편안히 멀리 있다는 이유로 더더욱 상처의 불안도 없이

    마치 애인인 양 그립다고 받아들여진 양 쓰지요

    당신, 끝내 자신이 그렇게 사랑받고 있음을 영영 모르겠지요

    몇자 적다 이 사랑 내 마음대로 찢어

    처음 본 저 강에 버릴 테니까요

    불쌍한 당신, 버림받은 것도 모르고 밥을 우물대고 있겠죠

    나도 혼자 밥을 먹다 외로워지면 생각해요

    나 몰래 나를 꺼내보고는 하는 사람도 혹 있을까

    내가 나도 모르게 그렇게 행복할 리도 혹 있을까 말예요 

    (그림 : 최정길 화백)

    '시(詩) > 김경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경미 - '대신' 이라는 말  (0) 2021.10.27
    김경미 - 꽃 지는 날엔  (0) 2021.08.01
    김경미 - 동백꽃  (0) 2020.03.29
    김경미 - 길  (0) 2019.11.13
    김경미 - 비망록 그렇게 사랑이  (0) 2019.11.13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