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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라연 - 내 마음에 들어오지 마세요시(詩)/박라연 2019. 12. 16. 11:46
놓았으나
들어 올려진 꿈의 설계도
그 마음의 처마에도 종일 봄비가 내릴까
여기서의 마음이란 울음인데
팔 걷어붙이고 시작한 울음인데 아무리
허술해도 봄비쯤은 되려나?
대지의 유전자에게 내 울음을 보내면 어떨까
왜? 음……씨앗인 나를 황무지에 버려진 나를
혹시 물어다가
꿈의 마지막 회로까지는 이동시켜주려나?
라일락으로 피어날까? 하면서
봄이 다 가도록
피어나지 못해도 내 울음엔 들어오지 마세요
왜? 음………눈물에게 눈이 달려 있어서
놀라워서
눈이 멀어 산 시간의 대청소는
혼자 해야 제맛이죠
이번 생엔 뭐랄까
내 울음의 소속이 바깥일 것 같아서
왜? 음……정은 사람의 시작이니까
상처없는 길에는 마음이 없을지도 모르니까
(그림 : 이선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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