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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순 - 달래 할머니시(詩)/이동순 2019. 7. 28. 17:54
아들네들 도시로 떠나고 없는
빈 집에 혼자 남아서
마당에 달래를 심어놓고 한번씩 그 달래는 뽑아다가
시장으로 팔러 나가는
한 할머니를 나는 압니다
때로는 버스를 타고
도심지 아파트 앞까지도 간다고 합니다
이제 이 봄이 가고 나면
할머니는 시장에 나가 팔 것이 변변치 않습니다
그런 날 할머니는 뒷마루에 나와 앉아
혼자 떠돌다가 할머니 주는 밥에 아예 정을 붙여버린
한쪽 발 없는 고양이를 무릎에 올려놓고
종일 등만 쓰다듬을 것입니다
달래야 달래야
더디 지거라 더디 지거라
할머니 시장가실 날이 하루라도 더 많도록(그림 : 임종옥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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