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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만나면 바다를 팔짱 끼고 돌아 나가고
돌담을 만나면 돌담을 밀며 걸어 나간다
마치 이것밖엔 모른다는 듯이,
바람이 오면 바람을 닮은 채로 나도 불어가고
강을 만나면 윤슬이 반짝이며 가는 곳을 세어본다
내가 당신을 좋아한다는 말은,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일이 이 거리를 흘러다니며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림 : 이유정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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