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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의 무더위가 키웠을까
지리산 푸른 바람이 달았을까
저리도 달고 붉게 매달려
지리산 푸른 달빛이
개치나루로 하동포구로 흘러드는
길을 밝히는
가로등이었다가
악양골 인심 좋은 농부들 웃음이었다가
허공을 두리번거리는
까치들 밥이었다가
이 가을을 내 손 안에 통째로 얹히고 마는
아직 달이 뜨지 않은 악양골 어느 누마루에서
보았네 온 골을 밝히는 저 따뜻한 호롱불들.
(그림 : 이창효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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