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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연 - 끝없는 이야기시(詩)/시(詩) 2019. 7. 16. 10:22
당나귀는 무거웠다
등에 진 소금 짐들은 늘어났다
땀을 뻘뻘 흘리며 생각을 이어갔다
마침내 개울에 잠겨 등허리를 짓누르던
고통의 자취가 사라질 때까지
이야기는 끝났는데 소금이 녹아 흘러내리고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더운 자루는 헐거워지고
끈적한 업보일랑 훌훌 털어버리고
이야기는 여기서 끝났어야 하는데
그 후에도 무거웠다생각만 남아 당나귀처럼 무거웠다
(그림 : 사석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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