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강로 - 무명천(無名川)을 지나면서시(詩)/시(詩) 2019. 5. 31. 19:25
느릿한 물결이 흘러가다 어드멘지 잊혀지기 쉽게 표정 없이 흐르다
고단한 잠속이듯이 눈감고 흐르다 물살 빠르게 흘러서 한밤중
곰곰이 생각이 많을 때마다 여울소리의 속말에 뒤척일 때가 많았다
사실적으로 걷는 삶의 불명(不明), 무엇인가 더듬어 찾던 버릇으로
중얼거리는
물가에 무심히 서서,
갈 데로 가듯이 흐르는 희미한 유속(流速)의 구름떼도 만나다
초라한 개천이 흐르다 멈추듯 끝없이 걷는 ---- 한낮의 명석한 판단처럼
반짝이는 목소리로 물살 튕기는, 부서지는 물살의 낭랑한 육성(肉聲)의
집합 같은, 느낌의 면적이 푸르던 기억, 평평한 시간의 한가운데를
떠올리기도 하다 그런 흐름도 있으리라 떠올리면서
조용히 물가를 떠난다(그림 : 곽경주 화백)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영선 - 우리가 걷고 싶은 길은 (0) 2019.06.03 강봉덕 - 감은사 (0) 2019.06.03 최명길 - 첫 말문 (0) 2019.05.31 김황흠 - 외등 (0) 2019.05.30 김기홍 - 그 옛날의 사과나무 숲 (0) 2019.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