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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 - 금성주막에서시(詩)/시(詩) 2019. 5. 21. 22:06
아자개장터 금성주막 주모는
새벽같이 일어나면 하늘부터 올려다 본다
볼 수 있는 샛별이 좋다
이른 손님이 들면
강원도 덕장에서 산바람을 짊어지고 온
몸뚱아리 북북 찢긴 북어 안주상에 오른다
국물자국 얼룩진 벽걸이 메뉴판
해물파전 두부찌게 닭볶음탕 삶은 돼지머리,
오늘은 누가 나를 안주 삼아 씹을지
술상에 놓인 막걸리 잔은
귀퉁이가 다 찌그러진 양은그릇이다
아무 놈에게나 몸을 주는 양은술잔
그녀는 세월이 흘러도 작부다
담배연기에 찌든 골초의 재떨이가 되었다가
어느 날은 빚보증 분풀이로
뻥- 지구 밖으로 걷어차이기도 했다
무중력 우주 공간을 날면서 내려다본
지구의 아름다움
첫경험에 당황했으나 이제는 놀라지 않는다
은근슬쩍 가슴팍 파고드는 뜨거운 손길을
취기라는 변명으로 받아들이며
한 잔 술에 꽃잎되어
괄시받는 자유가 그래도 좋았다
주모는 개밥바라기 보며 문을 닫는다
가은아자개장터 :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대야로 2475에 위치하는 체험형 전통시장이다.
1950년대에 ‘가은읍 5일장’으로 개장하였으며, 2011년 ‘가은아자개장터’로 이름이 바뀌었다.
2014년에는 체험형 문화관광형시장에 선정되어 문경시의 관광명소가 되었다.
초가지붕과 다양한 조형물로 과거의 전통시장을 재현해 놓고 있으며 옛날 민속놀이, 대장간 체험, 도자기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가은읍 출신 아자개(阿慈介)는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대왕의 아버지로 장터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
(그림 : 김영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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