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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인 - 그때 그때 아프기로 해시(詩)/시(詩) 2019. 4. 28. 11:12
살아간다는 건
잘 걷다 돌부리에 넘어지는 어린애처럼
무시로
배신의 돌, 영문 모를 돌, 느닷없는 돌, 믿었던 돌들을 만나는 것
놀라고 주저앉고 바닥에 엎어져
한참을 울고
며칠을 아파 하는 것
그럴 때마다 마음에 벽돌 하나씩 두르고
세상은 그런 거야
인간은 그런 거야
사랑은 그런 거야
믿음 따위 개나 주는 거야
아프지 않기 위해
인간에 대한 기대도 하지 않기
예감이 이상하면 먼저 자르기
그런데 이상하지
벽돌이 쌓여
마음은 단단해지는데
안전한 만큼 설레지 않아
편안한 만큼 묻고 싶은 것도 없어
평화로운데 재미가 없어
당신은 당신대로
나는 나대로 그리하여
그때그때 아프기로 해
반복의 배고픔처럼 아프기로 해
아플 때는 아프기로 해
죽을 때까지 아프기로 해
살아있는 증거로 아프기로 해
사람에게 평생 설레기로 해(그림 : 한영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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