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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환 - 청사포 편지시(詩)/시(詩) 2019. 4. 14. 10:33
바다를 외면하고 살아 온 그대
손으로 바다를 움켜 쥘 수야 있나
쉴새없이 거품 이는 해변 기슭 자투리
그저 빨가벗고 뛰어 들던 여울목 거기쯤
석양 노을로 잠잠해지거든 그 바다
하얀 봉투에 채곡 채곡 접어 넣은 뒤
날 잊고 졸아든 그대 마음 밭에
속달우편으로 애써 발송하거니
밝은 눈에서 잊혀진 흑백사진처럼
혹여 밀쳐지더라도 상관없으니
먼 훗날 그대 창에 닿거든
부글부글 끓는 내 속이거니 하게나
아직은 소리하지 않는 푸른색으로 남아
높이 걸려 있는 하늘쯤으로 아득히
그렇게 추억하게나 그대청사포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달맞이길(달맞이고개) 아래에 있는 작은 포구이다.
원래의 한자명은 뱀‘사(蛇)’자가 들어간 청사포(靑蛇浦)였으나 언제부터인가 푸른 모래라는 뜻의 청사포(靑沙浦)로 바뀌었다.
난류와 한류가 섞이는 동해의 남쪽 끝·남해의 동쪽 끝에 있어, 옛날부터 물고기가 풍부하고 질 좋은 횟감이 많이 잡혔다.
포구의 방파제는 늘 낚시꾼들로 붐비고, 주변엔 횟집과 붕장어구이집·숯불조개구이촌이 즐비하다.
망부송(望夫松)과 해마루라는 정자도 유명하다
(그림 : 김윤종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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