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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효환 - 먼 풍경시(詩)/시(詩) 2019. 3. 28. 23:13
수백 년을 살아온 나무는
제 몸의 가지가 어디로 뻗을지 알지 못한다
수 천 년을 흐르는 강 또한
물길이 어디로 나고 어디로 흘러갈 지 모른다
가지가 어디로 뻗든
물길이 어디로 나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가지마다 초록이 오르고 꽃이 만개하고
물길 닿는 곳마다 생명이 움트는
나무와 강이 품고 빚어내는
먼 풍경이 아름다운 것이다
나도 내가 어떻게 뻗어 어디로 가게 될지 모른다
하여 그것들이 빚어낼 훗날의 풍경 또한
서둘러 예단하지 않으련다(그림 : 이금파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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