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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철 - 화단에서시(詩)/시(詩) 2019. 3. 26. 10:04
눈시울에 뜨는 그믐을
싸리 보라 꽃으로 가리우고
해마다 진 꽃들이
강 건너 외길을
하나 둘 세며 오는
강 마을 작은 등불을 보다
불빛 속에
숨진 꽃들을 일으켜 세워
자운영, 수수꽃다리
그해 시집가는 누님의
맨드람 얼굴도
빛나는 꽃잎을 펼치어 들고
자욱이 뿌려진 불꽃 아래
꽃, 송이끼리 아우러지는
다수운 경사(慶事)의 밭
눈시울에 뜨는
그믐을 꽃잎으로 가리우는
싸리, 뜨락에
고운 꽃보라, 기억의
겨울화단으로
늘 하나 둘 세며 오는
강 마을의 가물거리는 불빛이여(그림 : 이석보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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