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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영환 - 물금역에서
    시(詩)/시(詩) 2019. 3. 20. 17:34

     

     

    구름 없는 먼 까마귀 나래짓이

    물금하늘을 더 깊고 푸르게 한다

    낙동강 물 위에 뜬 물잠자리가

    강물을 더 빨리 흐르게 한다

    실눈 뜨고 바라보는 얼굴 앞에서

    까마귀는 빠르게 지나가 버리고

    물잠자리는 그림자도 남김없이

    아래로 떠내려가 보이지 않는다

    다시 오지 않을 시간과 함께

    살갗이 닿았던 갯버들이 쓰러져

    흙이 되는 걸 보지 못하고, 아아

    노을이 남긴 어두운 강물 속으로

    말라빠진 다리는 걸어가야 한다

    어느덧 낯 선 강가에 앉아

    등 떠미는 아기 울음을 벽에 걸어 두고

    길게 누운 그림자를 물끄러미

    뒤돌아보는 검은 터널 속으로

    빠르게 소리치며 사라지는 기차는

    플랫폼에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내 기다리는 동안은

    물금역(勿禁驛) : 경부선에 있는 기차역으로 원동역과 화명역 사이에 있다. 양산화물선이 분기한다.

    1905년 1월 1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하였다. 무궁화호가 운행되며 여객, 화물, 승차권발매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코레일(Korail) 부산경남본부 소속으로 경상남도 양산시 물금읍 물금리 372-3에 있다.

    (그림 : 김태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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