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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숙 - 겨울 나무시(詩)/시(詩) 2018. 9. 11. 15:33
떨어버리는가
마지막 한 잎을
한 잎의 아픈 미련(未練)까지를
무지(無知)와수치로
물들었던 여름
상(傷)한 여름의 기억들을병든 사랑의 환부(患部)를
나무여
그리도 찬란히 베어내는가
은빛 바람의 칼로 베어내는가
네가 말하는 혼신(渾身)의 말땅 위의 윤리(倫理)를
아름다운 상실을
나무여
내가 배운다
겨울이 되어겨울의 견고한 나목(裸木)이 되어
다시 우러르는 하늘
그 끝없이 빈 충만(充滿)의 그릇
차고 투명한 유리의 지혜
네가 꾸미는이리도 고독한 희열(喜悅)의 잔치에
내가 섰노라
겨울 나무여
(그림 : 신창대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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