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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석 - 외갓집
    시(詩)/백석 2018. 5. 8. 18:04

     

    내가 언제나 무서운 외갓집은
    초저녁이면 안팎마당이 그득하니 하이얀 나비수염을 물은
    보득지근한 북쪽제비들이 씨굴씨굴 모여서는 쨩쨩쨩쨩
    쇳스럽게 울어대고
     밤이면 무엇이 기와골에 무리돌을 던지고 뒤우란 배나무
    째듯하니 줄등을 헤여달고 부뚜막의 큰솥 적은솥을 모조
    리 뽑아놓고 재통에 간 사람의 목덜미를 그냥그냥 나려 눌
    러선 잿다리 아래로 처박고
    그리고 새벽녘이면 고방 시렁에 채국채국 얹어둔 모랭이

    목판 시루며 함지가 땅바닥에 넘너른히 널리는 집이다. 

    보득지근한 : 보다랍고 매끄러운 (평안도 말)

    * 씨굴씨굴 : 수두룩하게 많이 들끓어 시끄럽고 수선스런 모양.

    * 쇳스럽게 : 카랑카랑하게.

    * 무릿돌 : 많은 돌. 길바닥에 널린 잔돌.

    뒤우란 : 뒷마당 울타리 안쪽

    * 쩨듯하니 : 환하게.

    * 재통 : 변소.

    * 잿다리 : 재래식 변소에 걸쳐 놓은 두 개의 나무.

    시렁 : 물건을 얹어두기 위하여 방이나 마루의 벽에 건너질러 놓은 두 개의 시렁가래

    * 모랭이 : 함지 모량의 작은 목기.

    * 넘너른히 : 이리저리 제각기 흩어서 널브러뜨려 놓은 모습.

    (그림 : 림용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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