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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공기를 쉼 없이 들이킬 수
있는, 마디마디 뼛속을 깨끗하게 비울 수
있는, 타인들을 멀리하고 오로지 자신만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바로 그런 곳
그런 자리
그런 분위기
속으로
나를 눕히고 싶어.
아무도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
텅 빈 고요만이 물결치는 숨겨진 조그만 방.
그 다락방의 은밀한 초대에
가득히 누워
온전하게 나는
새로워지고 싶어.
떠오르는 비행기처럼 나는 훨훨 날아갈 거야.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야, 행복한 사탕을 오래오래
빨면서, 머나먼 우주의 끝을 따라 날 거야.
다락방, 언제라도 나를
눕히고 싶은
환상의 그곳.
(그림 : 한희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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