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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썰물이 좋다
더
가득한 때를 바라지 않으리라
갯벌에 드러난 추한 상처들
다 내 것이고
휑하게 뚫린 절망의 공간 또한
내 것이니.
나를 음습한 바닷가에 그냥 있게
내버려 두라
이제는 다시
흡사 저 피의 부름 같은 물결의 소리로
나를 취하게 하지 말라
숨가쁜 아우성으로 넘칠 듯, 넘칠 듯 차오르는
밀물의 시간이 정말 나는 싫다
(그림 : 허필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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