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익 - 이따위, 라고 말하는 것들에게도시(詩)/이수익 2017. 12. 23. 09:48
물이 스미지 않을 적엔 스스럼없이
쉽게 떨어졌지만
그 몸에 물기가 점점 번져들자 종이 두 장은
마주 달라붙어, 서로를 견인하게 되었다.
축축해진 두 몸이 혼신으로 밀착하여
한 쪽을 떼어내자면 또 다른 한 쪽이
사생결단,
먼저 자신을 찢어놓으라는 것이다.
이따위 종이쪽지에도 이별은
고통 없이는 없나 보다.
(그림 : 안기호 화백)
'시(詩) > 이수익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수익 - 다락방 (0) 2018.03.19 이수익 - 이제는 (0) 2018.03.17 이수익 - 근황 (0) 2017.07.04 이수익 - 일몰의 노래 (0) 2016.05.17 이수익 - 달의 기억 (0) 2016.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