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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바라보는 마음이, 내 옛 첫 마음이
아니라는 걸 알았을 때
눈물을 뚝 뚝 흘리며
복사꽃 그늘에서 바다로 걸어 내려간 일이거나
흐려진 바다 상회들의 거리를 배회하며
노가리 코다리 명태 동태 황태 북어로 따로 이름 불리며
뜯기거나, 얼리거나, 바람에 실리거나,
얼어 바닥에 내팽개쳐지는 일이거나,
가끔은 당신이 나를 바라보는 일만큼이나
횟집 수족관 유리에 비치는 것이었는데
당신이 아는 사랑을 나에게만 얘기해 주길
나는 속앓이도 접고 바랐었는데
오늘은 첫 마음 같은 이름 그대로 남고 싶어
불러보는 명태
(그림 : 조현종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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