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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월 - 억새꽃에 대하여시(詩)/시(詩) 2018. 1. 13. 10:57
수평선이 가두어 놓은 화산섬 한켠에
평생 일구어 온 어머니의 작은 양지
봄햇살 겨운 손끝에 윤기 나던 그 들녘
한때는 따뜻한 별들이 지상으로 내려와
팔남매의 어린 꿈들 품어준 적 있었네
청보리 푸른 습성으로 넓어지던 하늘가
우기에도 물이 고이지 않는 건천을 돌아
젖어있는 모든 것들은 바다로 떠났네
수평선, 그 견고하던 절망의 경계여
이름처럼 억세게 앞만 보고 가던 그길
천형(天刑)의 바람 속에서도 휘지 못한 시간들
초겨울 서리 찬 언덕에 은발로 나부끼네
(그림 : 김영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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