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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초 - 옥이
    시(詩)/이병초 2017. 12. 1. 15:01

     

     

    밥 퍼낸 무쇠솥 바닥을   

    초승달 같은 놋달챙이로 닥닥 긁어서   
    주먹밥처럼 뭉쳐온 깜밥   
    놀장놀장 눌은 빛깔에 불티 뒤섞인   
    그 차지고 고소한 단맛을   

     

    조금씩 떼어먹다가   
    목 당그래질이 뭔지도 모르고 떼어먹다가 
    배 아프다고 꾀를 쓰면 
    가시내는 자취집 장광에 깔린   
    흙기와 조각을 구워와 내 배에 올려놓고 
    깜밥 묻은 손끝을 떨었다 
     
    형들은 여자 친구를 깜밥이라고 불렀다 너 깜밥 있냐고 대놓고 놀렸다
    감춰 먹을수록 더 고소하고 차진 맛을 왜 여자 친구에게 빗대는지 잘 몰랐다
    가늘어진 목선을 더 늘이빼며 저녁햇살은 그냥 또 지나간다 
    (그림 : 신창대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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