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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희 - 가을, 구룡포시(詩)/권선희 2017. 9. 22. 22:47
그물과 그물 사이로
고통을 지나 온 여자와
슬픔에게로 걸어가는 고양이
고양이를 뒤쫓는 개와
개를 쫓아내는 여자가 오가는 동안
노랗게 햇살 까고 모퉁이가 휘어진다
우기와 땡볕 사이
군용담요처럼 깔린 바다로
척척 화투장만 던지던 사람들
난파된 선박의 관절 다시 조이고
스쿠류 타고 노는 아비로
돌아가는 길이다가슴 쫙 편 수부와 수부 사이
서너 근 돼지고기 정도는 우습게 끊는
대목장 설 거기
포기와 망설임과 설렘은
한 항아리에 담겨 있다는 편지
당도하는 거. 기(그림 : 임재훈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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