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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하 - 새벽 별을 보며시(詩)/김완하 2017. 7. 8. 11:34
나는 그동안
내가 속박해 온 별들을 풀어
모두 제자리에 돌려놓는다
그 별들을 끌어와 나는 얼마나
나의 화려한 생각 속에
가두어두려 했던가
새벽이 안간힘을 쓰며 올 때
지상의 가난한 사람
마지막 잠를 비우는 순간까지
스스로 빛을 품으며 별은 어둠 속으로 잠긴다
저 숱한 별빛도 다 바라볼 수 없는
어둠이 있다는 것을 나는 헤아려 왔던가
어둠길 한 마장 질러 오기 위해
무수한 별빛은 내 발 아래로 죽고
발길에 치인다는 것을
새벽이면 풀잎 끝마다
고이는 별들의 목마름을
나 얼마나 뒤돌아보았던가
눈을 들어 다시
새벽 별을 바라본다
아직은 미루나무 버드나무 시린 손 비비며
별빛 향해 손을 뻗는다
마을마다 작은 불빛 사윈 뒤에야
마지막 저 별 하나도 깊은 잠이 들리라
이제야 나는
가슴속에 묻어온 이름 하나 꺼내
제자리로 날려 보낸다
비로소 내 집착의 그늘 걷고
말갛게 씻겨진 별빛 사이로
밝게 밝게 살아나는 얼굴(그림 : 한희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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