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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 - 반죽의 탄생시(詩)/황인숙 2017. 7. 1. 20:46
치대고 매만지고 꽉꽉 힘줘 주무르고
매만지고 주무르고 치대고
마사지를 받는 건 빵 반죽인데
머리가 시원해진다
치대고 매만지고 손끝이 바르르 떨리도록
하염없이 주무르고
무념무상
속속들이 하양
반드르르 매끄러운 반죽 덩어리
튕겨보고 눌러보고
손바닥으로 문질러도 보고
찰진 반죽 덩어리
두근두근, 이것은 실제의 감촉
아, 살의 감촉!
밀가루와 소금과 약간의 설탕과 누룩
그리고 물과 내 팔뚝 힘!
사람도 만들 수 있을 듯!
누룩 냄새 발그레 피어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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