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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 - 바다의 초대시(詩)/황인숙 2017. 7. 1. 20:28
오세요, 지친이여
눈매 서늘한 바다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다디단 바람이 불고, 불고, 불고
하늘엔 상념처럼 구름이 흩어지고
자고,자고, 또 자고,
하염없이 자고만 싶은 이여, 오세요
다디단 모래알들을
한 번 더, 한 번 더,
하염없이 한 번 더 어르면서
바다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다친 비둘기 같은 이여
바다가 기다립니다
당신을 물고기처럼 팔팔해지게 할
눈매 서늘한 바다
다디단 여름 흠뻑 머금은
바다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을 거예요
(그림 : 홍경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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