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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호 - 버스를 놓치다시(詩)/길상호 2017. 5. 12. 09:35
누구를 기다리는지며칠을 기다렸는지
정류장 플라스틱 의자 두텁게 먼지가 앉아 있다
바람도 지루하게 불어가는
늦봄의 시골 오후
저기 엉덩이를 붙였다가는 그대로 먼지가 될 것 같아
서성거리다가 또 생각해보면
나는 이미 오래 전부터 먼지가 된 다리를 끌고
먼지로 떨어져 내릴 얼굴
텁텁한 표정으로 사는 사람
차들이 지날 때마다
뿌옇게 흐린 시야 안으로
차들이 지날 때마다
뿌옇게 흐린 시야 안으로
벚꽃은 날아와 쌓이고
그렇다면 향기도 있을까
(그림 : 박운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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