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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아 - 마른 꽃다발시(詩)/이향아 2017. 4. 30. 12:06
눈물이란 눈물은 죄다 걸러서
시렁 위에는 마른 꽃다발
회상하는 사랑은 눈이 부셔라
짧은 목숨 즙을 짜서
한 생에 꽃이었으면 그뿐
더 슬픈 영광을 어찌 바라랴
갯나루 소금처럼
너럭바위 청태처럼
저녁 들판 나직하게
깔리는 연기처럼 아득한 증언
시렁 위에는
지난 가을부터 다시 가을로
끝없이 유전할 마른 꽃다발(그림 : 이형준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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