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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당을 서성대다가
얼굴 동그란 아낙네가 펼쳐놓은 다래를 조몰락거리는 것은 시월이다
괘시기 갬벌에 사는 아낙네와 똑 닮았다며 한 대접 담아달라면
맛을 아시는구면유 서리 맞아 쪼글쪼글 검은 걸 좀 골라드셔유라며
한 줌 덤으로 얹어 주는 것도 시월인데
시월은 다 가고
문내같이 스미는 그대 사랑만
빈 행간에 남는 것이다
(그림 : 김의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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