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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 특급 열차를 타고 가다가시(詩)/신경림 2016. 8. 26. 10:56
이렇게 서둘러 달려갈 일이 무언가
환한 봄 햇살 꽃그늘 속의 셀렘도 보지 못하고
날아가듯 달려가 내가 할 일이 무언가
예순에 더 몇해를 보아온 같은 풍경과 말들
종착역에서도 그것들이 기다리겠지
들판이 내려다보이는 산역에서 차를 버리자
그리고 걷자 발이 부르틀 때까지
복사꽃숲 나오면 들어가 낮잠도 자고
소매 잡은 이 있으면 하룻밤쯤 술로 재새면서
이르지 못한들 어떠랴 이르고자 한 곳에
풀씨들 날아가다 떨어져 몸을 묻은
산은 파랗고 강물은 저리 반짝이는데
(그림 : 김태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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